이름쓰기 by 석원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풍경 중의 하나가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나의 이름을 펜으로 정성스럽게 적어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난스럽게 아날로그를 고집하면서 친구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굳이 다이어리에 펜 끝으로 적어가는 별스러운 사람이 아니라면 이제 이름은 키보드 위나 핸드폰의 키판 위에서만 존재합니다.

모르긴 해도 엠티간 새내기들의 가슴에 달린 명찰 역시 칼라 프린터로 곱게 출력한 이름이 손글씨를 대체한 지 오래일 것입니다.

칠판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주고 잊어버리지 않게 어디 잠깐 메모해두자 하면 학생들 중에 펜을 드는 친구는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핸드폰을 꺼내 바쁜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누가 나의 이름을 아날로그스럽게 적어준 기억이 언제가 마지막인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방식이 꼭 미덕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내 이름을 정성스럽게 써주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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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지기 2009/10/27 08:57 # 답글

    익숙한 쥐군이군요~ 무척 유용한 아이템이었군요~
  • 석원 2009/10/29 21:48 #

    보라는 건 안보고...
  • 2009/10/27 09:15 # 삭제 답글

    저희 집에도 서식하고 있는 바로 그 쥐군요.
  • 석원 2009/10/29 21:48 #

    보라는 건 안보고... X2
  • 형수 2009/10/28 04:09 # 삭제 답글

    와우, 누구 글씨가 이리 이쁜가요...붓펜은 분명 아닐텐데 그걸로 쓴 듯한 느낌이군요.
  • 석원 2009/10/29 21:50 #

    글씨처럼 이뿐 여성 분이었다는 것만 말씀드리지요. ^^;;
  • 소라 2009/10/28 10:10 # 삭제 답글

    어머, 이 글씨 누가 쓴 건가요? 정말 예쁘네요.

    히히 :)
  • 석원 2009/10/29 21:51 #

    그러게요. 호호

    ;-)
  • 2009/10/28 10:14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석원 2009/10/29 21:52 #

    저야 그저 고마울 뿐이지요.
  • 한결 2009/11/04 22:08 # 답글

    ㅎㅎ 이런 포스팅 좋습니다. 저도 이런 포스팅 하고 싶은데...마음이 너무 피폐해진 것 같군요. 매일 디지탈만 접하고 생각하다 보니, 마음도 디지털화 되어 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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