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우드스톡 정신 [조] by 석원

비틀즈 재발매와 마이클 잭슨 사망이라는 메가톤급 뉴스에 가려서 빛을 못보고 있는데, 올해는 우드스톡Woodstock 페스티벌 40주년입니다.

기록을 보면 1979년의 10주년은 너무 기억이 생생해서 그랬는지 조용히 넘어갔고, 1989년의 20주년은 나름대로 조명 제대로 받으면서 관련 상품이나 재조명 기획이 넘쳐났었고, (그 해 여름 TV에서 AFKN만 켜면 우드스톡 관련 방송이 나왔었습니다.) 1999년의 30주년은 밀레니엄 준비로 건너뛰었고, 드디어 올해 나름 40주년 성대할 줄 알았는데, 뚜껑 열어보니 에게~ 이거 뭐 별루네요.

우선 라이노 레이블에서 기존의 우드스톡 앨범 2종을 리마스터링 재발매합니다. 라이브앨범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우드스톡 다큐멘터리의 사운드트랙 형식을 취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리마스터링 음원에 새로 만든 패키지입니다만, 새로 공개되는 트랙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공식앨범의 배급권자가 아닌 소니가 엉뚱한 기획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우드스톡 익스피리언스Woodstock Experience" 시리즈. 기획과 발매는 레거시 레이블 담당입니다.

우드스톡 무대에 섰던 아티스트들 중에 소니BMG가 배급권을 가진 5명의 거물들,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쟈니 윈터Johnny Winter, 산타나Santana, 슬라이 앤 더 패밀리스톤Sly & the Family Stone,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을 골라 그들의 우드스톡 공연 전부를 CD로 제작한 기획입니다.






여기까진 좋은데 각 패키지는 라이브를 담은 CD 외에 해당 아티스트가 우드스톡 직전 혹은 직후에 발표한 앨범 1장씩이 더해집니다. 그러니까 2CD 구성입니다. 예를 들어 "Jefferson Airplane: Woodstock Experience"에는 "Volunteers"앨범이, "Janis Joplin: Woodstock Experience"에는 "I Got Dem Ol' Kozmic Blues Again Mama!"앨범이 들어있습니다.

사실 이 다섯 아티스트의 우드스톡 공연 실황을 구입할 정도의 팬이라면 이미 다 가지고 있는 앨범을 억지로 끼워 파는 셈입니다. 이런 상술하고 '69년의 정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다섯 개의 개별 세트를 구입하는 것이 귀찮은 이들을 위해 레거시에서는 5개의 합본 박스도 마련했습니다. "The Woodstock Experience Box Set".


5개의 세트를 하나의 박스에 모았고, 각 앨범에는 해당 아티스트의 공연 포스터와 수록된 오리지널 앨범의 LP커버를 재현한 인쇄물, 그리고 우드스톡 포스터의 미니 레플리카가 들어있습니다.


저는 저 박스세트를 구성하는 10장의 CD 중 이미 5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칠한 포스터를 준다고 해도 살 생각이 없습니다. 요즘 TV에서 불법공유는 양심도 없는 인간이라는 공익광고를 하던데 어째 이 박스세트의 음원은 다운로드 받아서 듣는 것이 ‘우드스톡 정신’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봐 소니 형씨들! 원래 이 공연은 프리 콘서트였다고!)

DVD도 새로 나옵니다. 새로 나오는 다큐멘터리 필름은 1994년에 제작된 감독판을 리마스터링하고 5.1채널 믹스를 추가했습니다. 블루레이판도 같이 발매됩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라 DVD 2장짜리 일반판(이름은 특별판)과 3장짜리 '궁극적인 콜렉터판Ultimate Collector’s Edition'이 별도로 발매됩니다.

일반판의 커버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궁극적인 콜렉터판'은 그냥 3장짜리와 여기에 1장을 더 추가한 '아마존 한정판'과 '타겟 한정판'이 별도로 발매됩니다.

왼쪽부터 아마존/타겟 한정판의 박스, 같은 박스의 블루레이 버전,
그리고 일반매장용 탬버린깡통버전... 노래방 가서 쓰라는 건가?

이것도 끝이 아니라 '아마존 한정판'과 '타겟 한정판'에만 들어있는 보너스DVD는 서로 내용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까 모든 부가 영상을 다 보려면 두 개를 동시에 구입해야 합니다. 물론 기존의 3장은 완전히 겹치겠지요.

아아~ 뭐 이 따위 마케팅이 다 있데요. 우드스톡은 돈지랄 페스티벌이었나요.

아무튼 호화판 패키지답게 내용물은 푸짐합니다.


하지만 내용물이 아무리 푸짐해도 무언가 찜찜함이 강하게 남는 우드스톡 40주년 기념상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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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7/04 02:3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석원 2009/07/05 22:37 #

    그 페스티벌이야 현재의 일이고, 이건 옛 추억을 어떻게 상업적으로 빨아먹느냐의 이야기니까 주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 mithrandir 2009/07/04 03:36 # 답글

    아마존의 우드스탁 블루레이는 제가 구입하고나니 가격이 10불이나 떨어져 있더군요. 허허허... -_-;

    소니의 장사속은 해도 너무하단 생각이 드는데,
    마이클 잭슨 앨범들 우려먹는 것도 그렇고 요새 소니뮤직이 많이 어려운가요?
    다른 음반사들도 안그러는 건 아니지만 소니는 유독 튀는 거 같아서요.
  • 나인테일 2009/07/04 16:12 #

    소니뮤직의 문제라기 보다는 소니그룹의 상황 자체가 말이 아닌지라..(......)
  • 석원 2009/07/05 22:40 #

    메이저 4사가 그놈이 그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유니버셜이나 워너에 비해 소니나 EMI가 더 막장스러운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블루레이버전이라니요... 잘하면 그레이스 슬릭의 땀구멍도 보이겠네요. 부러워요. TT
  • mithrandir 2009/07/06 01:27 #

    근데 본래 이 영화 자체가 거친 입자의 필름 영상이라서,
    땀구멍은 잘 안보이는 듯 합니다.
    대신 필름 그레인이 섬세하게 보이죠. ^^
  • 석원 2009/07/06 16:38 #

    원판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이번 40주년 기념판의 포인트는 영상의 리마스터링이 아니라 사운드 업그레이드에 있는 것 같습니다. 홈씨어터가 없는 이로서는 그림의 떡... 흑!
  • mithrandir 2009/07/06 19:24 #

    그치만 hd화질로 보는 영상도 좋긴 좋습니다.
    저같은 필름우월주의자들은 sd급 영상에선 뭉개졌던 필름그레인을 보면서
    "그래! 바로 이런 맛에 영화는 필름인 거야! 억지로 올린 샤프니스 따위는 KIN!!!!"을 외치죠. ^^
  • 슈지 2009/07/04 06:27 # 답글

    소니 상술 더러운 건 들어 들어 알지만 이건 좀 너무한데요...-_-;;;;; 그냥 DVD나 기다려야겠습니다.
  • 석원 2009/07/05 22:40 #

    전 앗쌀하게 모두 포기! 히히
  • James 2009/07/04 09:14 # 답글

    99년 우드스탁 때 ATM설치하고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서 불 지르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러고 보니 그 99년 라이브 앨범 산지가 10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니..벌써....ㅡㅜ
  • 석원 2009/07/05 22:42 #

    개인적으로 그 우드스탁은 원 우드스탁의 프랜차이즈 사업 쯤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 giantroot 2009/07/04 09:36 # 삭제 답글

    이번에 테이킹 우드스탁 미국 개봉 관련으로 울궈먹는거 아닐까요 (...)

    혁명 뒤엔 남는 것은 계산기인가 봅니다.
  • 석원 2009/07/05 22:43 #

    우드스탁은 혁명이라기 보다는 혁명의 뒷풀이 쯤 되지요.
  • homburg 2009/07/04 12:38 # 삭제 답글

    40주년 기념은 고등학교때 산 먼지쌓인 2개짜리 테입을 다시 꺼내보는 걸로 대신 하렵니다.
  • 석원 2009/07/05 22:43 #

    리마스터링판 나오면 CD는 구입을 고려해보삼.
  • 여름 2009/07/04 22:56 # 답글

    그 때 그 곳에 살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그때 우드스탁에 뿅갔더라면 주구장창 사모으고 추억을 기렸을텐데 말이죠.
    뱀주사위놀이 30원 가격 찍혀있는 것을 1,000원에 파는 세상인데요.
  • 석원 2009/07/05 22:44 #

    아마 이베이 뒤져보면 우드스탁 때 신었던 장화에 묻은 진흙, 산타나를 들으며 썼던 콘돔 이런 물품도 올라와 있지 않을까요?
  • 모로 2009/07/06 16:21 #

    물마시면서 석원님 댓글 보다가 콧구멍으로 물뿜을뻔;;;;;;;;;;아 웃겨;;;;;;;;;
  • 석원 2009/07/06 16:39 #

    ^^;;
  • basher 2009/07/05 12:32 # 삭제 답글

    뭐 결국 올드팬들 등골 빼먹겠다 그거군요
  • 석원 2009/07/05 22:46 #

    미국음반업계의 양대 봉은 아이돌에 빠진 10대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지요. 그런데 전자자 mp3으로 빠져나가니 부족분을 후자에서 뽑아내고 있습니다. 것두 아주 찐하게...
  • 시리어스 2009/07/06 12:11 # 답글

    어느덧 40주년이나 되었군요.잊고 있었던 어릴적의 열정들이 떠오릅니다.
    친구와함께 어떻게든 영상 구해보겠다고 한여름에 땀 뻘뻘흘려가면서 청계천 뒤졌는데 포기...
    담주에 X-japan 음반 구입하려고 갔는데 일본의 야시시한 영상이였던 기억두 -_-;;;
    우드스탁 라이브1,2 테잎음반만이 위안이 되었던 시절..
    이렇게 글을 적고보니 아직 전 어린나이인데두 은근히 많이 먹은거 같기도 하네요..
    전 LP 세대도 아닌 테잎세대인데..
  • 석원 2009/07/06 20:44 #

    청계천을 가셨으니 그렇죠. 회현지하상가를 가셨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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