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닌메모] 오아시스의 "니 영혼을 파보랑께" by 석원

1. 아! 배송 받은 지 2주일 만에 제대로 들어봤습니다. 오아시스Oasis"Dig Out Your Soul". 이건 뭐 이혼 후 2주마다 아이들 만나는 것도 아니고, 암튼 밀린 숙제 하는 기분으로 들어서 좀 그렇습니다.

2. 앨범을 듣기 전에 스티븐 트루쓰Stephen Trousse가 언컷Uncut 11월호에 쓴 리뷰를 먼저 읽었습니다. 스티븐 가라사대, "앨범의 절반, 그러니까 시작하고 한 30분 정도만 따지면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이후 오아시스 최고의 작품"이랍니다. 5번째 곡 'I'm Outta Time'까지를 말합니다.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서 그런지 정말 그렇더군요. T_T

3. 오아시스의 팬으로서 45분을 꽉 채워서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만 역시 앨범의 총체적 완성도는 고개가 갸우뚱. 전작 "Don't Believe the Truth" 보다 더 나아갔다고 말할 부분은 없는 듯. 물론 첫 네 곡은 울트라캡숑 뿅뿅뿅 트랙들.

4. 개인적으로 최고의 트랙은 'The Turning'. 형님들, 이 곡 서울에 와서 불러 줄 거지?

5. 그런데 'The Turning' 끝부분에 '음, 어디서 많이 듣던 기타리프인데, 이거 혹시 비틀즈Beatles의 'Dear Prudence' 분위기?'. 그래서 구글 신께 지혜를 구걸했더니 알렉시스 페트리디스Alexis Petridis가 가디언The Guardian에 쓴 리뷰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더군요. 더 나아가 이 아저씨는 'Waiting for the Rapture'의 드러밍도 'Helter Skelter'에서 빌려왔다는 혐의를 두더군요. 다른 아티스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무 억측 아니야' 하겠는데 용의자가 오아시스 형님들이다 보니 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러고 보니 'Falling Down'의 드러밍은 'Tomorrow Never Knows'와 닮기도.)

6. 여기서 빠질 수 없는 오아시스 새 앨범과 비틀즈 연결고리 찾기!
-'I'm Outta Time'가 존 레논John Lennon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고 곡 안에 들어있는 레논의 육성은 죽기 이틀 전에 녹음 된 인터뷰.
- 'Ain't Got Nothin''의 노랫말에 나오는 'All I want is the truth'는 존 레논의 'Gimme Some Truth'에서 따온 것.
- 'The Shock of the Lightning'의 노랫말에 나오는 'Magical Mystery'는 물론 비틀즈의 'Magical Mystery Tou'. 이 곡의 엔딩도 전형적인 비틀즈 풍.
- 'Waiting for the Rapture'의 노랫말에 나오는 'Revolution in her Head'는 이언 맥도널드Ian MacDonald가 비틀즈의 음악을 분석한 유명한 책 "Revolution in the Head"에서 따옴.

그리고 형님들이 비틀즈만큼 좋아하는 스톤즈 인용도 있음.
- 'Soldier On'의 노랫말 중 'Shine a Light'. ;-)

7. 앨범 아트워크는 처음엔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앨범의 가사들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 따라서 제일 앞 그림의 사과-드럼-신문('A Day In The Life')-축음기(팔로폰)이 딱히 비틀즈 관련 인용인지는 모르겠슴둥.

웹에 돌아다닌 이미지, 그런데 자세히 보면 국내발매된 CD랑 다르다.
트리밍된 위치가 다르고, 드럼 안의 로고의 크기가 작고, 좌측상단의 오아시스 밴드로고가 없다.
전반적으로 각 이미지의 위치도 조금씩 다르고, 국내CD커버에는 없는 이미지도 들어 있다.
이건 뭥미?


8. 김작가님의 해설에, 영문가사와 우리말번역, 그것도 별도의 컬러소책자로 제작. 이런 승리의 소니BMG 같으니라구. 직배 20년 만에 이제서야 일본 넘들한테 배웠구나!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다오. 내 다시는 아마존 따위를 들락거리지 않으리라.

9. 암튼 오아시스는 2008년 초!기대작중의 하나였는데 바램에는 약간 못 미쳤고, 또 다른 초!기대작 U2의 새 앨범이 2009년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10월 현재까지의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콜드플레이Coldplay.

덧글

  • 음반수집가 2008/10/20 23:58 #

    여하튼 굿이네요.
    계속 듣게 만드는 힘이 분명히 있습니다.
  • 석원 2008/10/21 14:49 #

    별 다섯개에서 세개 내지는 세개반 정도?

    암튼 계속 들어줘야 하는데 밀린 CD가 넘 많아서리. ㅎㅎ~
  • homburg 2008/10/21 00:01 # 삭제

    Waiting For The Rapture는 Five To One(도어즈) 리프 위에 멜로디만 슬쩍 올려놨을
    뿐이지만(뭐 본인이 자기 입으로 "이걸 어떻게 녹음할까 고민하던차에 도어즈 노랠 듣게
    됐지"라고 밝히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론 들을수록 좋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The Turning 전반부가 클리프 리차드 할아버지의 Devil Woman이랑 비슷하지 않나요?

    I'm Outta Time은 그냥 그렇고..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저번에 유출시킨 데모곡 중
    I Wanna Live In A Dream (In My Record Machine)을 녹음까지 해놓고 앨범에 싣지
    않았다는 건데요. Champagne Supernova에 맞먹는 이 곡이 후반부에 자리를 잡았다면
    훨씬 균형이 잡혔을텐데 말입니다. Ain't Got Nothing같은 허접 트랙은 실어놓구선;;
  • 석원 2008/10/21 14:51 #

    클리프 리차드 할아버지의 Devil Woman은 뭔지 몰라. 들으면 알지도 모르지만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건 하나도 없어.

    유출된 데모 버전까지 이미 들어봤다니 이런 오타쿠같으니라구. ^^;;
  • 청광 2008/10/21 01:17 #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마 마지막 네 곡 중 노엘 작이 하나도 없어서 그럴지도요. 그래도 Soldier On은 좀 놀랐습니다. 리엄 많이 컸구나 (ㅎㅎ)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이번 투어에서 신곡은 The Shock Of The Lightning, To Be Where There's Life, Waiting For The Rapture, Ain't Got Nothin', I'm Outta Time, Falling Down이네요. 변덕을 기대해 봐야 할까요...
  • 석원 2008/10/21 14:53 #

    셋리스트를 보니 'Waiting For The Rapture'가 아마도 세컨드 싱글인 모양이군요.

    'The Turning'은 무대 위에서 스튜디오 버전의 느낌을 재현하는 게 쉽지는 않을것 같기도 합니다.
  • 새침떼기 2008/10/21 04:25 #

    아, 돈도 없는데 이런 포스팅을..
    오아시스는 암흑기(?) 시절 지지한 앨범들 다 처분해놓고, 결국 "Don't Believe the Truth"부터 재구입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어요. 이빨빠진 콜렉팅.. ㅠㅠ
  • 석원 2008/10/21 14:54 #

    독특하시기도 하셔라. *^^*

    이 참에 국내음반시장 진흥을 위해 한장 구입하시지요.
  • 꿈의대화 2008/10/21 08:38 #

    오오 이오공감 오오...
  • 석원 2008/10/21 14:55 #

    오오 이오공감 보내주려고요? ㅎㅎ

    거기 안가본지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찾아가는지도 잊어버렸다능~
  • 류사부 2008/10/21 09:50 #

    이건 완전 체크 포스트 ㅎㅎ
    제 짧은 감상으로는 <Don't Believe the Truth>에서 진보도 퇴보도 아닌거 같습니다. 그런데 마인드 자체는 상당히 바뀌었달까요.. 저도 조만간 감상편 써보고 싶은데, 오아시스는 글감이 잘 안떠올라서요.. 막 어떻게 명반을 만들어야 할텐데 하는 쫓기며 만든게 아니라 여유와 연륜미로 다져진 앨범이랄까용.. 근데 전 솔직히 Don't Believe the Truth 앨범이 더 좋아서-_-;;
  • 석원 2008/10/21 14:58 #

    체크포스트. ㅎㅎ 데자뷰네요.

    "막 어떻게 명반을 만들어야 할텐데 하는 쫓기며 만든게 아니라 여유와 연륜미로 다져진" 건 동의하는데 어쩐지 너무 여유를 부린 느낌. :)

    조만간 감상편 기대!
  • 간달프 2008/10/22 02:07 #

    근래 읽은 리뷰 가운데 가장 톡톡 튀는 리뷰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음반수집가님의 블로그에서 리플로 가끔 뵈었는데 비틀즈 카페의 주인장이신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많은 음반들의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블로그 링크도 했으니 앞으로 자주, 아니 예전부터 자주는 찾아 뵈었는데 눈팅만 해서 ㅎㅎ;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ps. 예전 가수들 박스세트를 질문드리고 싶은데 양이 많아서 리플로 남기기에 뭐하네요; qqqq20001@hotmai.com이 MSN이오니 혹여 있으시면 등록부탁드립니다.
  • 석원 2008/10/22 02:57 #

    1. 리뷰아닌메모를 리뷰라 불러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ㅎㅎ

    2. 저도 링크했습니다. 꾸벅~

    3. 비틀즈 카페 주인장... 아닌데요? ^^;

    4. 빚쟁이한테 시달려서 메신저 안한다...는 건 훼이크고 그냥 메신저를 안합니다. 그냥 덧글로 남겨주셔도 됩니다. 워낙 썰렁한 이글루라 땔감으로 쓸 덧글하나 던져주시면 황송할 뿐이지요. :)
  • 간달프 2008/10/22 02:59 #

    아, 네이버 비틀즈 카페 주인장이 아니셨군요; 네이버 블로그에 동일한 글들이 있어 주인장이신줄 알았습니다; 석원님 덕분에 롤링 스톤즈 미니LP의 존재를 알았으나 이미 모두 품절이군요 OTL

    그럼, 앞으로 질문으로 많이 괴롭혀드려도 되겠습니까? ㅎㅎ 음악리뷰도 할 터이니 많이 가르쳐주세요~
  • layne 2008/10/22 09:01 #

    사실 저도 이빨빠진 컬렉션.. (be here now 이후 관심을 끊었던...쿨럭.)인데, 확실히 이번 앨범의 초반부는 힘이 있군요. 말씀대로 전반부만 따지고 보면 모닝글로리 이후 최상이라고 할 만 합니다.
  • 석원 2008/10/22 20:22 #

    "Be Here Now" 이후면, 근 10년 전? 어잌쿠...
  • layne 2008/10/22 09:47 #

    오늘 본 뉴스인데, 블루밍데일 백화점에서 2,500세트 한정판 비틀즈 iPod 세트를 판매한다고 하는군요. 애비로드 새겨진 iPod+정규앨범CD+masters CD+Love CD 라는데 $795랍니다. 일단 2,500 한정에서 ㅎㄷㄷ, $795에서 또한번 ㅎㄷㄷ. 그래도 비틀즈 CD 거의 다 가지고 있지만, iPod은 더더욱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정식으로 애플에서 비틀즈 iPod 발매해 준다면 사채 땡겨서라도.... (쿨럭) 그러고 보니 전 왜 레논 iPod은 구입하지 않았는지 미스터리군요. -_-; 계속 잡설로 새는데, 저는 오아시스 데뷔 시절부터 왜 이친구들을 비틀즈스럽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도대체 비틀즈의 그 감당이 안되는 스펙트럼과 전통적인 로큰롤 형태의 오아시스는 잘 매치가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더 쓰면 이 밑으로 엄청난 답글이 달리겠군요. -_-;
  • 석원 2008/10/22 20:29 #

    1. 블루밍데일에 악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이팟에 비틀즈 그림 그려넣는다고 성능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미 팔릴대로 팔리고 낡을대로 낡은 CD들 포함한 패키지가 무슨 메리트가 있다고... 795달러나 주고 사는 사람들도 잘 이해가 안가네요.
    그러고보니 아이팟은 21세기의 지포라이터가 되어가는 듯...

    2. 서태지나 장기하(?)라면 모를까 오아시스는 까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은디요? ^^;;
  • giantroot 2008/10/22 14:22 # 삭제

    나왔군요. 하지만 전 오아시스에게 관심 없으니 패스(...)
  • 석원 2008/10/22 20:30 #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 계시면 오아시스에 아주 많은 관심이 생기실 겁니다. 음, 아 그 오아시스가 아닌가요? (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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